"그 구두 밑창엔… 가족이 들어 있었습니다. 지금은 우리가 아버지를 지켜드릴 차례입니다.

아버지 구두는 항상 닳아 있었어요

“또 구두 사야겠네…”
아버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셨습니다.

문득 내려다본 그 구두는 앞코가 벗겨지고, 밑창은 다 닳아 있었습니다.

어릴 적부터 기억납니다.
아버지는 항상 똑같은 구두를 신으셨습니다.

명절에도, 결혼식에도, 장례식에도…
항상 그 한 켤레였습니다.

그땐 궁금했죠.
“왜 항상 같은 구두만 신으시지?”

하지만 지금은 알 수 있습니다.

아버지는 자신의 구두보다 우리의 신발을 먼저 생각하신 분이었습니다.

저의 새 운동화, 엄마의 겨울 외투, 동생의 학용품을 먼저 사셨던 분.

그 구두는 아버지의 투지였습니다.
험한 세상을 묵묵히 걸어가는 그의 발걸음.

밑창이 닳아도, 앞코가 벗겨져도, 그 구두는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습니다.

그건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, 가족을 향한 길이자, 방패였습니다.

“아버지, 이제 그 구두는 쉬게 해드려요.”
“이번엔 제가, 아버지와 함께 새 길을 걸을게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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