퇴직한 뒤, 아버지는 매일 정장을 입고 외출하십니다. 넥타이를 매고, 구두를 닦고, 셔츠를 고르고…
처음엔 그 모습이 낯설었습니다. 출근도 없고 약속도 없는데, 왜 이렇게까지 격식을 차리실까?
어느 날, 공원에서 마주친 아버지는 벤치에 앉아 조용히 무언가를 쓰고 계셨습니다. 가방 속에는 이력서와 작은 노트가 있었습니다.
그 노트엔 이런 문장이 써 있었습니다. "나는 아직 할 수 있다." "오늘도 일어났으니 괜찮다."
그제서야 알게 됐습니다. 아버지가 정장을 입는 이유는 세상과 다시 연결되고 싶은 작은 희망이자 자존심이라는 걸.
그 날 이후로 저는 아버지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. 당신의 멋은, 언제나 '포기하지 않는 자세'에서 나왔습니다.
혹시 지금도 퇴직 후의 삶을 준비 중이신 부모님이 계신가요? 이제는 우리가 그분들의 자존감이 되어드려야 할 때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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